제이앤티씨(204270), 커버글라스에서 반도체 유리기판으로 변신을 꾀하는 도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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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려도 화면이 쉽게 깨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디스플레이 위를 덮고 있는 강화유리, 즉 커버글라스 덕분이다. 이 작지만 중요한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제이앤티씨(JNTC)다.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hejntc.com
상장시장: 코스닥
설립연도: 2012년

2012년 설립된 제이앤티씨는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용 강화유리를 전문적으로 제조해왔다. 특히 3D 곡면 커버글라스 기술로 2014년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는 단순한 커버글라스 업체를 넘어,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커버글라스, 디자인이 바뀌면 유리도 바뀐다

커버글라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투명한 유리판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부품이다. 얇으면서도 강해야 하고, 투명도가 높아야 하며, 터치 감도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를 곡면으로 처리해 그립감을 높인다. 이런 3D 곡면 유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유리를 가열해 휘게 만들고, 화학 처리로 강도를 높이며,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조금만 실수해도 균열이 생기거나 강도가 떨어진다.

제이앤티씨는 바로 이 3D 곡면 커버글라스 기술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3D 커버글라스 양산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물리적 버튼 없이 유리 표면을 터치해 조작하는 키리스(Keyless) 기술도 개발했다. 2020년에는 자동차용 일체형 3D 커버글라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화웨이 의존도, 양날의 검

제이앤티씨의 주요 고객사는 중국 화웨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전면 커버글라스를 공급하며, 회사 매출의 30~40%를 화웨이가 차지한다. 화웨이가 잘나가면 제이앤티씨도 덩달아 성장하고, 화웨이가 부진하면 제이앤티씨도 타격을 받는 구조다.

2023년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키린(Kirin) 반도체를 탑재한 Mate 60 시리즈를 출시하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애국 소비’ 열풍을 타고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했고, 제이앤티씨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3234억 원, 영업이익 285억 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4년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지속되면서 화웨이의 반도체 수급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89.7% 증가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분명한 리스크다. 화웨이 실적이 나빠지면 제이앤티씨도 직격탄을 맞는다. 이런 구조적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제이앤티씨는 고객사 다변화와 신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 새로운 성장 동력

제이앤티씨가 주목하는 새로운 시장은 차량용 커버글라스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차량 내부 곳곳에 화면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디스플레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차량용 커버글라스다.

스마트폰용 커버글라스와 달리, 차량용은 크기가 크고 내구성 요구 사항이 훨씬 까다롭다. 극한의 온도 변화, 진동, 직사광선을 견뎌야 하며, 10년 이상 사용해도 문제없어야 한다. 또한 햇빛 반사를 줄이는 AG(Anti-Glare) 코팅 같은 특수 처리도 필요하다.

제이앤티씨는 이런 고난도 차량용 커버글라스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022년 고객사 물량 증가로 2028년까지 누적 수주 7000억 원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 약 2000억 원 규모의 차량용 커버글라스 추가 수주를 확보했으며, 3개 차종, 4개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2024년 12월 인도 현지 글로벌 기업 웰스펀(Welspun BAPL)과 차량용 커버글라스 개발 및 양산 협력을 체결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이고, 중국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제이앤티씨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 사업은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가 증가할수록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다.

스마트워치, 작지만 의미 있는 시장

제이앤티씨는 스마트워치용 백커버(Back Cover)도 생산한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에 백커버를 공급하고 있으며, 화웨이를 새로운 고객사로 추가했다. 구글, 가민에도 소량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스마트폰만큼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건강 관리, 피트니스 트래킹 기능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애플워치를 필두로 프리미엄 제품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제이앤티씨 입장에서는 고객사 다변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화웨이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전자, 구글, 가민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유리기판, 게임 체인저가 될까?

제이앤티씨의 가장 큰 도전은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TGV: Through Glass Via) 사업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제이앤티씨는 단순한 커버글라스 업체가 아니라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반도체 패키징이란 반도체 칩을 보호하고, 외부 회로와 연결하는 공정이다. 전통적으로는 플라스틱 계열의 기판을 사용했는데, AI 가속기처럼 고성능 반도체가 늘어나면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발열이 심하고, 고속 데이터 전송 시 신호 손실이 크며, 구조적으로 휘거나 뒤틀릴 수 있다.

유리기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열에 강하고,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며,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다. 또한 유리 내부에 미세한 구멍(비아)을 뚫어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TGV 기술을 적용하면, 더 얇고 효율적인 패키징이 가능해진다.

삼성전기, LG이노텍, 코닝, SKC 같은 대기업들도 유리기판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본격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수율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이앤티씨의 유리기판 전략

제이앤티씨는 자체 기술로 유리기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TGV 유리기판 시제품을 개발했고, 10월에는 대면적 TGV 유리기판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3개 업체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2025년 상반기 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이앤티씨는 2025년 유리기판 매출 200억 원, 2026년 2000억 원, 2027년 6000억 원, 2028년 1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5년 대비 2028년 매출이 50배 증가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물론 이 목표가 실현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이 체결돼야 한다. 현재 16개 글로벌 고객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협의 중이지만, 실제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둘째, 수율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제이앤티씨는 90% 이상의 수율을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경쟁사는 수율이 매우 낮고 샘플조차 제대로 납품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사가 요구하는 가격대(장당 100만 원 이하)를 충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셋째, 대규모 투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2026년 베트남에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고객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전용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실적 변동성, 투자자의 고민

제이앤티씨의 최근 실적은 부진하다. 2025년 1분기 매출 480억 원, 영업손실 14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2.2% 감소했다. 화웨이 판매 부진과 차량용 커버글라스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25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커버글라스 매출 증가와 유리기판 사업 가시화가 주된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회복 여부, 유리기판 양산 일정, 신규 고객사 확보 등 변수가 많다.

코스닥 시장 특성상 주가 변동성도 매우 크다. 유리기판 관련 호재가 나올 때마다 급등하고, 실적 부진 소식이 나오면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인내심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리스크: 넘어야 할 산들

제이앤티씨가 직면한 리스크는 명확하다. 첫째, 화웨이 의존도다. 매출의 30~40%를 한 고객사에 의존하는 구조는 위험하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거나, 중국 내수 경기가 악화되면 제이앤티씨도 직격탄을 맞는다.

둘째, 유리기판 사업의 불확실성이다. 아직 본격 양산도 시작하지 않았고,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도 확정되지 않았다. 경쟁사들도 유리기판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삼성전기, LG이노텍 같은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서면, 중소기업인 제이앤티씨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셋째, 자금 조달 부담이다. 유리기판 양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는 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투자를 유치하거나 차입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된다.

넷째, 기술 변화 속도다.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지만, 또 다른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성장 가능성은 어디에?

그럼에도 제이앤티씨가 가진 성장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첫째, 차량용 커버글라스 시장 확대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가 증가하면서 차량용 커버글라스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미 7000억 원 이상의 누적 수주를 확보한 상태이고,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둘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다. 비록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이지만, 프리미엄 모델에서는 여전히 3D 곡면 디스플레이가 인기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도 성장하고 있어, 초박형 유리(UTG)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셋째, 유리기판의 게임 체인저 가능성이다. 만약 제이앤티씨가 유리기판 양산에 성공하고,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업체들과 안정적인 공급 관계를 맺는다면,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커버글라스 업체에서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

넷째, 고객사 다변화다. 화웨이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전자, 구글, 가민, 인도 자동차 업체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누가 투자해야 하나?

제이앤티씨는 전형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종목이다. 유리기판 사업이 성공한다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손실도 클 수 있다.

장기 투자 관점이라면, 반도체 패키징 산업의 성장에 베팅하면서, 동시에 차량용 커버글라스라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적자 상태이고, 화웨이 의존도가 높으며, 유리기판 사업도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라면, 유리기판 관련 뉴스나 실적 발표 시점을 노려볼 수 있다.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잡으면 수익 기회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급락할 위험도 크므로, 손절매 전략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

어떤 경우든, 제이앤티씨 하나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버글라스, 유리기판, 차량용 디스플레이 같은 관련 테마 종목들과 함께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결론: 변신의 기로에 선 기업

제이앤티씨는 지금 변신의 기로에 서 있다. 커버글라스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과감하게 반도체 유리기판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 도전이 성공한다면, 제이앤티씨는 국내 유일의 유리기판 양산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하지만 길은 험난하다. 대기업들과의 경쟁, 기술 개발의 불확실성, 자금 조달 부담, 화웨이 의존도 리스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25년 하반기 유리기판 양산이 계획대로 시작되는지, 글로벌 고객사들과 계약이 체결되는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이다.

제이앤티씨, 커버글라스를 넘어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앞으로 1~2년 안에 나올 것이다. 투자자들은 회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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